회고

돌아보는 2021

내 성격이 도전적인 성격이 아니었던 터라 도전적인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다시 돌아보면 인생을 걸고 과감한 판단을 몇번 내렸던 것 같다. (사실 남들이 보기엔 과감하지 않을 수 있다.)

 

내 첫 도전은 고3때 수능의 한 과목(수리영역)을 버리고 나머지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던 것이다.

지금 돌아보면 그 판단을 세울 수 밖에 없었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시험에서 어느 경우의 수에 도박을 거는 것은 나름 도전적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 도전은 형이 하는 일을 사업화 시킨 일이다.

쇼핑몰 홈페이지 관리 알바를 했던 경험으로 형이 하던 교재판매사업을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내 인생은 아마 이 사업을 시작했던 기점으로 나뉘었을지도 모른다.

두번째 도전은 세번째 도전을 결정한 계기가 되었다.

 

세번째 도전은 휴학결정이다.

스스로 올해에 뭘 했지라고 생각한다면 말할게 많지만,

남들이 올해는 어떻게 보냈냐고 물어보면 간단히 "휴학하고 공부했어요"라고 한다.

 

돌아보는 2021은 세번째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룰 것이다.

 

형이랑 사업이라는 것을 처음 경험해보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이용해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하지만 꿈에 비해 내 실력이 형편없이 느껴졌고 그저 학교공부만을 하면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았던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처음엔 방학기간만이라도 내 실력을 키워보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방학이 길어야 2개월이고 개강하면 장학금을 받아야 했기에 학교공부에만 열중해서 방학때 공부한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특히 내가 선택한 기술이 스프링이었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짧은 기간내에 끝내지 못하는 방대한 기술이라는 것이 체감되었다.

그래서 일년간 내 개발역량 성장에 '몰입'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결심했다.

 

그 전까진 누가 휴학을 할 예정이냐고 물어보면 그냥 빨리 졸업할거라고 말했다.

왜냐면 휴학을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학교공부에 열심히 해도 긴 기간동안 쉬고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어느 것에 열중할 목표도 없었다.

그 때는 누가 꿈을 물어보면 그냥 보안전문가라고 답했다. 내 꿈을 표현할때 명사로 표현하고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누군가가 꿈을 물어보면 '내 기술로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해준다' 와 같이 동사로 대답한다.

 

휴학을 결정하면서 세웠던 목표가 있다. (부모님을 설득할때도 사용함)

SW마에스트로, 부스트캠프, 싸피, 42서울, 우테코 등 여러 개발자 성장에 도움을 주는 코스가 있었는데 학교다니면서 지원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애초에 1년 휴학하면서 이 과정들을 한달씩만 준비해서 한개만 붙어도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휴학을 결정했다.

한달씩만 준비해도 대충 6개월이고, 남은 6개월은 스프링공부와 개인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적어도 1년은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한개라도 붙으면 더 좋고.

 

처음엔 일단 김영한님의 스프링인강을 봤다. 자바에 대한 이해 X , 객체지향에 대한 이해 X 인 상태로 스프링강의부터 봤다.

김영한님이 워낙 잘가르쳐서 그런지 완벽히 이해가 가진 않았어도 어느정도 진도가 나가졌고 어느부분이 부족한지 정도도 파악이 됐다.

사실 자바와 객체지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도 스프링강의를 들으며 깨달은 점이다.

 

동시에 SW마에스트로도 준비했다. 이때 코딩테스트를 처음으로 제대로 공부했다. 2개월정도 '이것이 코딩테스트다 By Python' 교재와 인강을 통해 3회독정도 하며 코테공부를 했다. 이 2개월동안 코테실력이 엄청 상승했던 것 같다.

그런데 SW마에스트로는 1차광탈했다.

2021.02.28 - [지원 후기/SW 마에스트로] - [SW 마에스트로 12기] 서류지원, 1차코딩테스트 후기

이때 같이 공부를 시작한 친구는 합격하고 나는 떨어진 이유에 대해 열심히 분석했다.

나중에 다시한번 코드를 검토했을때 숨겨진 테케에 대한 고민없이 문제를 푼 것을 깨달았고, 이때의 깨달음이 나중에 부스트캠프 코테, 우테코 코테에도 영향을 많이 주었다.

 

소마 광탈후에 현타가 좀 왔지만 합격한 친구를 바라보며 상심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합격한 사람들은 이제 쉬는시간 없이 공부만 하게될텐데 그럼 나도 그 만큼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회고 작성중에 받은 메일

눈물난다.


 

 

 

소마 광탈후에 다른 캠프들의 지원기간이 한참 남아있었다.

코테 광탈의 충격으로 프로그래머스에 상주하며 있는 코테란 코테는 다 지원했다.

카카오나 여러 기업들 대부분이 서류제출 후에 코테를 전부 다 치를 수 있게 되어있다.

기업코테도 다 해보고, 프로그래머스에서 여는 코테대회도 많이 지원했던 것 같다.

최대한 코테경험과 부족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으로 다음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동시에 김영한님의 스프링, JPA관련 강의를 다 들었다.

듣기만 한다면 시간이 얼마 안걸릴텐데 블로그에 다 정리하면서 듣느라 시간이 정말 오래걸렸다.

강의를 들으면서 내내 코드를 따라치고 정리한다고 정말 이것이 내꺼가 될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JPA 실전2' 강의까지 듣고 일단 내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Class Flix)

 

내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배움을 시작했는데 시작한지 몇개월동안 내 서비스를 만들지 않고있다는 모순때문에 시작했다.

물론 처음부터 실제 사용될 프로젝트를 만드려고 생각하진 않았고 내 배움을 적용해보는 놀이터로 생각하고 시작했다.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이용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개발하고, 또 강의를 듣고 그 내용을 놀이터에 적용하면서 *ClassFlix를 만들어갔다.

 

*Class Flix

여러곳에 퍼져있는 인터넷 강의들을 한 곳에서 모아서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

 

이때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구하기엔 너무 내 마음대로 식이라 혼자 하는게 편했다.

그러다보니 퍼블리싱과 디자인까지 내가 해야해서 시간이 배로 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김영한님 강의 자체가 html을 서버사이드렌더링으로 진행하는 강의가 대부분이라서 내가 배운 것을 적용하기엔 좋았던 것 같다.

"백엔드의 꽃은 관리자 페이지죠" - 김영한님

 

내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면서 뭐가 부족한지 또 파악이 됐던 것 같다.

도메인설계, 데이터베이스 설계, 객체지향설계, 자바 베이스지식, 자바8 문법, 클린코드, 배포, 협업능력 등...

 

일단 이중에서 가장 필요한건 그래도 자바기초라고 생각해서 백기선님의 온라인 자바스터디도 진행했다.

실시간으로 백기선님과 같이 진행한건 아니고 뒤늦게 친구한명과 서로 피드백하며 15주차까지 다 진행했다. 

강의없이 키워드만 가지고 혼자서 알아가며 공부하는 방식이 정말 괜찮은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제 객체지향, 배포, 남은 김영한님 강의 등을 진행하려 했는데, 42서울의 라피신 등록이 성공했다.

협업능력을 키울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라피신 4주간 쉽지 않으면서도 괜찮았다.

과제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과 동료들과 협업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출퇴근도)

라피신 4주도 버텨냈고 BSQ만점이라는 기록도 세우고 왔다.

협업능력을 키우러 간 입장에서 협업프로젝트 끝판왕인 BSQ만점은 나에게 라피신중에서 가장 큰 성취감을 맛보게 해주었다.

2021.10.08 - [지원 후기/42Seoul] - [42Seoul] 전공자의 라 피신 4주차 후기 + 합격!

 

라피신이 끝나고 42서울 합격발표를 기다리다보니 우테코 4기 지원기간이 떴다.

작년 11월(3기지원) 나에게 첫 탈락의 쓴맛을 보여주며 학습의 길로 인도했던 우테코였다.

 

우테코 코테를 준비하기 위해 코테스터디도 만들어서 준비했다.

https://github.com/dongho108/breaking-codingtest

 

스터디 덕분인지 다행히 1차코테에 통과했다.

2021.11.08 - [지원 후기/우아한테크코스] - [우테코] 4기 지원후기 + 1차합격

 

 

정말 프리코스만이라도 경험해보면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하다보니까 욕심히 생겼다.

1년간 자바만 했는데 최종합격하지 않으면 억울할 것 같았고 내 1년을 증명하고 싶었다.

3번의 프리코스 과제동안 매번 최선을 다했고,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부족한 부분이 보였다.

매주 내 부족함을 채워가며 성장했다.

2021.11.25 - [Web/Java] - [우테코 프리코스] 1주차: 숫자 야구 게임

2021.12.01 - [Web/Java] - [우테코 프리코스] 2주차: 자동차 경주 게임

2021.12.11 - [Web/Java] - [우테코 프리코스] 3주차: 자판기

 

결과는 최종 합격이었다.

메일을 클릭하기 직전까지 탈락한것같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최종합격을 확인하니 마음의 응어리가 다 풀린 것 같다.

복학과 졸업이 늦어진다는 걱정도 들었지만 우테코에서의 1년은 경력 1년과 다름 없으니 괜찮을 것 같다.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동료들과 학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겠지만, 가장 합격하고 싶었던 이유는 내 1년에 대한 증명이었던 것 같다.

남들 흔히 하는 협업해서 서비스하나 출시해보는 프로젝트도 안해봤고, 어디서 인턴을 통해 실무경험도 쌓지도 않고 1년을 마무리해서 아무것도 해낸 느낌이 들지 않았었다.

 

우테코 최종합격은 이런 내 의심을 깨끗이 지워버렸다.

 

하지만 아직도 나에겐 부족한 것 투성이고 공부해야할 것 투성이다.

 

올해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확인했고, 그것을 채워나갔던 시간이다.

 

 

내년은 올해와 거의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피드백을 해줄 멘토와, 같이 학습할 동료들이 생기기 때문에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우리가 얼마나 부족한지 함께 확인하고, 그것을 함께 채워나가자.

 

 

 

 

 

 

올해가 "자라기" 였다면 내년은 "함께 자라기" 이다.